안동 봉정사 영산회상벽화

1. 본문

안동 봉정사 영산회상벽화는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봉정사에 있는 조선시대의 벽화입니다. 석가모니불이 영취산(靈鷲山)에서 묘법연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영산회상도로, 2009년 4월 22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61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형태 및 구성벽화는 높이 362㎝, 길이 401.5㎝이며 토벽에 채색되었습니다. 화면 중심에는 좌상의 석가모니불과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크게 자리하고 삼존 주변에 십대 제자와 보살, 범천, 제석천, 사천왕, 팔부중 및 천부중 등의 권속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본존 대좌 앞에는 구름 위로 보탑이 솟아나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묘법연화경』「견보탑품」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특징안동 봉정사 영산회상벽화는 조선 초기의 새로운 도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려 후기 판본화의 영산회상 장면은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권속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배치하고, 기사 문수와 기상 보현이 구름을 타고 강림하거나 보탑 주변에 아사세왕과 사리불이 표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15세기 영산회상 판본화는 아사세왕과 사리불 도상이 사라지고, 좌상의 석가 삼존을 중심으로 권속이 단을 형성하며 배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의의 및 평가안동 봉정사 영산회상벽화는 현재 남아 있는 후불 벽화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조선 초 변모한 영산회상도 형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대웅전 해체 수리 시 발견된 「대웅전 중창기」(1435년)와 정면 어칸 기둥의 묵서명(1436년) 등에 의해 대웅전이 1435년경에 중창된 것으로 추정되며, 벽화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봉정사에는 영산회상벽화 외에도 보물 제1642호로 지정된 영산회 괘불도(1710년 제작)가 있습니다. 이 괘불도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비단 바탕에 채색되었으며, 크기는 가로 5.75m, 세로 7.13m입니다.